동남아에서 생활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교통사고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한국에서 익숙한 방식으로 해결하려다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나는 이 지역에서 여러 해를 지내며 다양한 경험을 했는데, 그중에서도 교통사고와 관련된 경험들은 충격적이면서도 큰 교훈을 주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차량을 운전하다 사고가 났다면, 절대로 한국처럼 피해자를 먼저 돕거나, 상태를 확인하는 등의 행동을 해선 안 된다. 처음에는 이 사실을 몰랐던 나는 작은 접촉 사고로 사람이 넘어지자 본능적으로 다가가 괜찮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동행한 현지 친구는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제지하며 경찰이 올 때까지 절대 만지거나 움직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피해자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거나 돕는 순간, 내가 책임을 전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간주되어 훨씬 복잡한 상황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인들은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대부분 경찰이 오기 전까지는 거리를 두고 기다린다.
그리고 경찰이 도착하면 또 다른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한국이라면 공정한 조사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곳에서는 경찰이 오히려 "협상"을 시작한다. 피해자에게 얼마를 주고 되돌려 보내고, 자신들에게도 얼마의 돈을 내면 사건을 깔끔하게 처리해 주겠다는 식이다. 처음엔 충격이었지만, 여러 차례 사고 처리를 경험하며 이런 방식이 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한국인, 일본인 등의 동아시아 국가에서 온 거주인들은 아주 좋은 먹잇감이자 훌륭한 타겟이 된다.
싱가포르를 제외한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에서는 이러한 일이 일상적이다. 나 역시도 직접 여러 번 경험하며 처음엔 분노와 당혹감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실을 받아들이고 적응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한국에서의 상식이 해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낯선 땅에서 살아갈 때는 반드시 현지의 법과 문화, 관행을 이해하고 적응해야 한다. 동남아에서 사고가 났다면 절대 한국식의 본능적인 대응은 하지 말아야 한다. 때로는 침착하게 기다리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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