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글귀 2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이해인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이해인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존재는 불려지는 순간 의미가 된다.누군가의 이름을 진심으로 부를 때,그 사람은 나에게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어느 날 ‘꽃’이 된다. 이름을 불러준다는 건,그의 존재를 알아봐 주는 일이고,그 존재를 존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는,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 잊히지 않는 하나의 ‘눈짓’,그 사..

「방문객」 - 정현종

「방문객」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그의 마음속엔그의 과거와 현재와그리고 그의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에나는 그 사람을 조심스럽게 맞이해야 한다. 누군가 내 삶에 들어온다는 일은,내 작은 방 안에 우주 하나가 들어서는 일이다. 그저 스쳐가는 인연인 줄 알았던 사람이알고 보면 내 마음의 가장 깊은 결에 금을 내기도 하고,반대로 그 금을 살포시 감싸 안아더 단단한 무늬로 남겨주기도 하지. 누군가를 맞이한다는 건,내 마음의 문을 열고그의 이야기를, 그의 고단함을,그의 꿈과 무너진 것들까지 함께 받아들이는 일. 그래서 오늘,나는 조심스럽게 사람을 맞이하고 싶다.그가 내게 잠시 머물다 가는 '방문객'이라 해도그 순간은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