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회사 계좌를 열어보는 것이 요즘 내 일과의 마지막이다.숫자는 늘 같고, 들어올 돈은 기약 없다. 이번 달 직원 월급이 아직도 지급되지 못했다.회계감사 비용도 아직 손도 못 댔다. 대표라는 이름이 이토록 부끄럽고, 무거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요즘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버틸 것인가'만 생각한다. 내일이 오는 게 두렵다. 그런데도 내가 회사를 닫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나 하나 무너지면, 나를 믿고 있는 사람도 무너질까 봐. 직원들은 말없이 기다려준다. 오히려 “사장님 괜찮으세요?”라고 묻는다.그 말에 울컥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곧 해결될 거야.” 라고 말하지만,나는 그 ‘곧’이 언제인지도 모른다. 얼마 전엔 누나가 연락 왔다.학원 운영이 너무 어려워 돈을 좀 빌려달라고.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