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와의 연애
사랑은 원래 따뜻해야 한다. 함께할수록 힘이 나고, 서로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감정을 주는 것.
하지만 어떤 사랑은 정반대의 형태로 다가온다.
상대의 감정과 생각을 점점 지워버리고, 결국엔 자신을 희생하지 않으면 유지할 수 없는 관계로 변질되는 것.
나는 그런 사랑을 경험했다.
처음 만난 순간 - ‘특별한 여자’의 덫
그녀와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내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자신감 넘치는 말투, 당당한 걸음걸이, 사람을 사로잡는 눈빛.
그녀는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행동 하나하나로 증명하려 했다.
“난 평범한 연애 같은 건 안 해.” "나와 연애하던 사람들은 전부 내가 늪 같은 여자라고 했어."
그녀는 당당했다. 그런 그녀의 태도는 나를 더욱 끌어당겼다.
나보다 3살 연상의 그녀이지만 마치 내가 그녀와 함께한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 모든 게 그녀가 상대를 휘어잡기 위한 기술이었다.
완벽한 연애의 시작, 그리고 무너짐
연애 초반, 그녀는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너 없으면 안 될 것 같아.”
"속궁합이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은 너가 처음이야."
그녀의 말 한마디에 나는 무너졌고, 그녀에게 모든 걸 바쳤다. 하지만 그건 일종의 덫이었다.
그녀는 나를 길들이는 중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녀는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사소한 말투 하나에도 시비를 걸었고, 그녀가 화가 나면 나는 이유 없이 미안해야 했다.
“너는 왜 이렇게 눈치가 없어?”
“진짜 답답하다. 내가 다 설명해줘야 돼?” "너랑은 대화가 안돼."
사소한 다툼 뒤에는 그녀는 내 연락처 수단을 차단하고 잠수를 타기 일쑤였다.
나는 점점 더 위축되었고, 매일밤 그녀를 찾아가 달래고, 그녀가 원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려 애썼다.
금전적 착취 - ‘너는 나를 책임져야 해’
나르시시스트들은 상대의 감정을 조종하는 것뿐만 아니라, 금전적으로도 착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녀 역시 그랬다. 처음에는 사소한 것이었다.
어느날 커피숍 키오스크 앞에서 아무 생각없이 멈칫 하는 내 모습을보며 대뜸 “지금 나한테 커피값 내라는거야?”
"나한테 어딜가든 돈내라는 남자는 너가 처음이다."
순간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뭔가 오해가 있었겠지 하며 그날은 그냥 넘겼으나 추후에도 이런 비슷한 말들이 몇 번 오가더니, 그때부터 였다. 나는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을 당해있었고,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당연하다는 듯이 금전적인 것들을 아무런 꺼리낌없이 요구했다.
“내 카드값 이번 달 좀 도와주면 안 돼?”
“나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는데 우리 가족들 음식 좀 시켜줄 수 있어?”
나는 그녀를 돕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끝이 없었다.
그녀와 그녀의 가족을 위해 시키는 음식, 생활용품 배송에만 월 평균 150만원 이상이 지출되었다.
한 번은 명품 가방을 사고 싶다며 은근슬쩍 말을 꺼내며 나에게 사진을 한장 보냈다.
나는 부담스러워하며 망설였고, 그러자 그녀는 화를 냈다.
“진짜 실망이야. 내가 너한테 뭘 그렇게 많이 바라냐?” "사귀는 남자에게 명품 선물 한번 받아보지 못한건 너가 처음이다."
그 말 한마디에 나는 죄책감을 느꼈고, 결국 그녀가 원하는 걸 사줬다. 그때는 그것이 사랑의 증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나는 그녀에게서 인정받고 싶어 안간힘을 썼을 뿐이었다.
그녀는 언제나 자신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나를 이용했고, 내가 지쳤을 때는 이렇게 말했다.
“너는 정말 돈만 많으면 완벽한 내 이상형이야."
나는 점점 더 그녀에게 휘둘려갔다.
나를 지배하려는 심리 게임
나르시시스트들은 상대를 철저히 컨트롤하려 한다.
그녀는 단순히 화를 내거나 무시하는 게 아니라, 심리적으로 나를 조종했다.
한 번은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돌아오자 그녀는 싸늘한 얼굴로 날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랑 있었어?”
“친구랑.”
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친구? 여자도 있었겠네?”
그녀는 끊임없이 나를 의심했고, 조종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본인은 내게 사생활을 공유하지 않았다.
“너는 내가 누구랑 있는지 궁금해할 필요 없어. 난 너처럼 찌질하지 않으니까.”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나를 위축시켰고, 나는 점점 더 그녀에게 맞추려 애썼다.
이별, 그리고 해방
결국, 우리의 관계는 서서히 무너졌다. 그녀의 요구는 점점 더 심해졌고, 나는 점점 더 지쳐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내게 또다시 금전적인 부탁을 했다.
“이번에 집 전세 계약이 만료되어 이사를 해야하는데 전세금을 올려줘야해서 돈이 부족한데 5천만원만 해줄 수 있어?”
"아니다. 너같이 능력도 없는 남자친구에게 이런 말 해서는 뭐하냐." "그냥 너나 잘 살아라."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그녀가 원하는 건 나라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결심했다.
“우리 그만하자.”
그녀는 비웃듯 말했다.
“너가 날 떠날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말했지. 난 늪 같은 여자라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대로 그녀를 떠났다.
이후에도 그녀는 여러 번 연락을 해왔다. 온갖 연락 할 수 있는 핑계들로 울고, 빌고, 협박했다.
하지만 나는 돌아가지 않았다. 그녀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나는 살아남아야 했다.
마지막 한 마디
나는 그때의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사랑은 서로를 성장시키는 것이어야 해. 폭력과 조종이 있는 곳엔 사랑이 없다.”
만약 당신이 이런 연애를 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멈춰라. 사랑은 눈물과 상처 속에서 자라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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