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으로 읽는 시 한 편
「방문객」 - 정현종
Rabbit_J
2025. 5. 13. 20:44
「방문객」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그의 마음속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에
나는 그 사람을 조심스럽게 맞이해야 한다.
누군가 내 삶에 들어온다는 일은,
내 작은 방 안에 우주 하나가 들어서는 일이다.
그저 스쳐가는 인연인 줄 알았던 사람이
알고 보면 내 마음의 가장 깊은 결에 금을 내기도 하고,
반대로 그 금을 살포시 감싸 안아
더 단단한 무늬로 남겨주기도 하지.
누군가를 맞이한다는 건,
내 마음의 문을 열고
그의 이야기를, 그의 고단함을,
그의 꿈과 무너진 것들까지 함께 받아들이는 일.
그래서 오늘,
나는 조심스럽게 사람을 맞이하고 싶다.
그가 내게 잠시 머물다 가는 '방문객'이라 해도
그 순간은 내 하루를 바꿔놓을 수 있으니까.
당신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었나요?
아니면 당신이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었나요?